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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화폐로 사고, 장인의 손끝에서 탄생한 유산을 만나다
벨기에 남부, 아르덴 숲 깊은 곳에 자리한 작고 조용한 마을 부용(Bouillon).
이 마을은 겉보기엔 평범한 유럽의 고성 마을이지만, 매년 여름이 되면 시간이 멈춘 듯한 중세의 분위기로 물든다.
바로, **부용 중세 장터 축제(Bouillon Foire Médiévale)**가 열리기 때문이다.이 축제는 실제 중세 장터를 정밀하게 복원해낸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역사 체험형 페스티벌이다.
중세 화폐로 물건을 사고, 당시 복장을 입고 거리에서 춤추며,
성 안에서 펼쳐지는 연극과 전투 시연을 직접 눈앞에서 볼 수 있는 살아있는 역사책과 같다.이번 글에서는,
부용 중세 장터 축제의 역사적 의미,
현장을 찾는 이유,
장터에서 체험할 수 있는 진짜 중세 문화,
그리고 체코 체스키 크룸로프 축제와의 비교 포인트까지 함께 정리해 보겠다.1. 십자군의 도시에서 피어난 중세 문화
부용은 단순한 고성 마을이 아니다.
이곳은 **제1차 십자군을 이끌었던 고드프루아 드 부용(Godefroy de Bouillon)**의 고향이다.
즉, 중세 유럽사에서 가장 상징적인 도시 중 하나다.🔸 축제의 시작 배경
- 1990년대, 지역 역사학자들과 문화 보존 단체가 중심이 되어 부활한 중세 장터
- 매년 8월 첫째 주 주말, 부용 성 일대를 중심으로 3일간 개최
- 상업적 목적보다 “역사 복원”과 “문화 체험”에 초점을 둔 진정성 있는 행사
🔸 특징
- UNESCO 문화유산 후보지로도 검토될 만큼 정교한 역사적 재현
- 참가자는 단순 관광객이 아닌 ‘중세인’으로 참여 가능
- 모든 음료, 음식, 상품은 중세 복원 화폐인 “솔리두스(Solidus)”로만 구매 가능
2. 장터 한가운데에서 중세를 만나다
부용 성 아래 마을 광장은 축제 기간 동안 진짜 시장으로 변한다.
이 장터는 단순한 플리마켓이 아니라, 당시의 길드 구조와 상인 시스템을 충실히 재현했다.🔸 주요 길드 & 상품 부스
길드 전시 판매 품목 참여 체험 도예 길드 장식 토기, 와인 항아리 도자기 물레 체험 대장장이 길드 칼, 손도끼, 말편자 망치 & 풀무 체험 직조 길드 울 직조 스카프, 마 수직 베틀 체험 양초 장인 벌꿀 양초, 문양초 몰드 주조 워크숍 필경사 부스 고딕 캘리그래피 양피지 글쓰기 체험 📌 모든 상인은 해당 분야의 실제 장인이며, ‘중세 인증’을 받은 작업만 전시·판매 가능
특히, 아이들을 위한 “중세 작은 장터(kid’s mini-market)”도 운영되어
아이들이 중세 화폐를 사용하며 물물교환이나 작은 상업 체험을 즐길 수 있다.3. 축제의 하이라이트 – 성에서 벌어지는 중세 전투와 연극
부용 성 내부는 축제의 핵심 무대로 바뀐다.
매일 정해진 시간마다 성벽 아래 광장에서 중세 전투 시연과 궁중 연극이 펼쳐진다.주요 프로그램
- 중세 검술 시연: 실제 금속검과 갑옷을 착용한 기사들이 펼치는 1:1 검술 대결
- 투석기 시연: 성 밖 들판에서 실제 작동 가능한 중세 투석기 시범 운영
- 궁중 연극: 고드프루아 드 부용의 십자군 이야기를 소재로 한 프랑스어 극 (자막 포함)
- 횃불 행렬과 불 쇼: 밤에는 온 성과 마을이 촛불과 횃불로 밝혀지며, 음악과 불쇼가 어우러진 퍼레이드가 진행됨
📌 밤이 되면 성벽 위에서 울려 퍼지는 중세 음악과 횃불의 빛은, 이 축제의 진짜 감동 포인트다.
4. 먹거리도 진짜 중세 스타일
벨기에 하면 ‘맥주’와 ‘와플’이 먼저 떠오르겠지만,
부용 축제에서는 현대적인 요리를 찾아보기 어렵다.대표 메뉴
음식 설명 메디벌 스튜 사슴고기, 향신료, 채소를 뭉근히 끓인 요리 허브 수프 민들레, 세이지, 타임 등 향신 채소 기반 스프 중세 와인 꿀과 허브가 들어간 따뜻한 뱅쇼 형태의 와인 꿀맥주(Hydromel) 벌꿀로 만든 자연 발효 맥주 장작구이 통닭, 양고기 꼬치, 빵과 함께 제공되는 전통 그릴 요리 🌿 모든 식사는 나무 그릇과 도자기잔으로 제공되며, 쓰레기 제로 정책을 지향한다.
5. 여행자를 위한 실전 정보
항목 정보 위치 벨기에 왈로니아 지방, 부용(Bouillon) 축제 일정 매년 8월 중순 금~일요일 입장료 성 입장 포함 1일권 12유로 / 3일권 30유로 공식 화폐 “솔리두스(Solidus)” – 입장 시 구매 가능 복장 체험 중세 의상 대여소 운영 (성 앞 광장) 언어 지원 프랑스어, 영어, 독일어 가능 / 일부 자원봉사자가 비공식 안내 가능 (2024년 기준) 벨기에 부용 중세 장터 축제는 ‘구경’하는 축제가 아니다.
당신이 직접 거래하고, 연극을 보고, 음식도 맛보고,
그 시대의 ‘사람’이 되어야 완성되는 페스티벌이다.체코의 체스키 크룸로프, 슬로바키아의 트렌친, 루마니아의 시기쇼아라 축제와 함께
유럽 4대 중세 축제 코스로 손색없는 완성도와 역사성을 지닌 이곳—
그야말로 중세 유럽의 심장을 직접 걷는 여행이다.다음 유럽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여름 한복판의 벨기에 부용에서
시간을 거슬러 오르는 진짜 경험을 만나보자.'중세 유럽 축제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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